답답한 마음에,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. 또 많이 걷고 싶었다. 그래서 선택한 새해 첫 여행지 '제주'
그 중에서도 첫 목적지는 비자림이었다. 제주에 낮 시간에 도착해서 바로 렌터카 주차장에서 미리 예약한 차를 픽업해 비자림으로 향했다. 비자림의 주차장은 무료인데도 주차 공간이 많았다. 숲길 입구와 가장 가까운 데 세울 수 있었다. 걸을 때 춥지 않을까 걱정했지만, 마침 날이 풀리기 시작해 3도 정도였고, 바람이 불지 않아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.
장당 3000원에 구입한 입장권을 들고 기분 좋게 출발~
처음에 차가웠던 공기가 계속 걸으니 땀을 식혀주는 상쾌한 바람으로 바뀌었다. 걷고 또 걷다 보니 다양한 길들을 보고 지나며 눈도 즐겁고 묵직했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.
이렇게 초록초록한 나무 숲길이 붉은 흙으로 이루어져 있으니, 그 화려함에 눈이 즐거웠다. 걷는 내내 숲 냄새(이것이 피톤치드인가)를 맡으며 새소리를 들으니까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. 비행기 타고 온 보람이 있구나 싶어, 제주행 충동 예약들을 스스로 칭찬해 주었다.
비자림은 겨울에도 햇살이 따뜻하게 숲길을 비춰주되, 오랜 나무들이 든든하게 자외선을 차단해 줘서 걷기에 딱 좋은 환경이었다. 굽이굽이한 길을 계속 걷고 또 걸었다. 천년의 숲답게 옆으로 지나치는 나무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.
비자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두 나무(아니 연리지니까 실제로는 세 나무겠다)가 막바지에 이르니 나왔다. 첫 번째 나무는 연리지로 두 그루의 나무가 세월이 지나면서 서로 합쳐져 하나인듯 두 그루의 나무 모습이 신비로웠다. 홀로 우뚝 서 있는 나무들과 달리 서로 함께 안고 있는 모습 같아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.
그리고 두 번째 하이라이트는 천년의 나무인데 이것 또한 울타리로 보호되는 나무 중 하나였다. 어마어마한 가지들이 그 엄청난 세월을 느끼게 해 주었다. 제주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었다.
이번 여행의 목적인 걷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어 행복했다. 과거 제주도의 겨울 여행이 매우 추웠던 기억이 있어, 걷기 괜찮을까 걱정이 앞섰는데, 오히려 제주는 걸으려면 바람 없는 겨울 날이 최적이란 걸 알게 되었다.
"겨울이 가기 전, 다시 찾고 싶은 곳 - 제주 그리고 천년의 숲 비자림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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